![[시선] 원화 가치하락의 시대, 보통의 가치에 대하여 1 squat](https://www.thebotong.com/wp-content/uploads/2026/01/squat.jpg)
환율이 상승하면 주가는 내려가고 금값은 올라간다. 금리가 올라가면 주가와 금값은 내려간다. 그리고 금값이 올라가면 주가는 내려간다. 이는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경제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약간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상식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본적인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이상 현상이 지금 우리 경제, 정확히 표현하면 증권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주가가 금값이나 금리, 환율과 전혀 연동되지 않고 고공행진 중으로 현재 코스피는 4,900P를 웃돌며 5,000P에 바짝 다가서 있다.
혹자는 주가가 오르면 좋은 일 아니냐고 하지만, 이는 표면적으로만 봤을 때나 할 수 있는 말이다. 금리나 환율과 같은 연관 지표들과 상관없이 홀로 상승하는 것은 결코 정상적이라 할 수 없다. 몇몇 대형주의 상승으로 올라간 지수는 보기에만 좋을 뿐 환율의 상승으로 인한 어두운 그림자는 이미 우리 경제에 짙게 드리우고 있다.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한국 돈의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돈의 가치가 없으니 물가는 올라간다. 실제 오르지 않더라도 상대적이므로 그런 효과는 분명 있다. 물가가 오르면 경기는 경색되고 주식시장은 얼어붙는다. 돈의 가치가 없는데 누가 가치도 없는 돈을 벌자고 투자하겠는가. 이래저래 불안한 나날이다.
짧은 기간에 훌륭한 근육을 만든 보디빌더들을 향해 “과연 저 몸이 네츄럴일까?” 하며 사실 여부를 분석하는 유튜브 콘텐츠를 본 적이 있었다. 오랫동안 운동을 한 선수 출신 분석가는 보디빌더의 사진을 보고서, 자신의 경험상 ‘약’을 하지 않고는 단시일 내에 저렇게 될 수 없다며 의심스러운 사람의 사진을 골라냈다.
그는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운동 외에도 영양식을 병행해야 하며, 무엇보다 근육이 만들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짧은 기간에 만든 훌륭한 근육은 ‘약’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고 했다.
이 생각을 하니, 머릿속에서 지수 5,000P의 코스피 차트와 스테로이드로 만든 보디빌더의 몸이 겹쳐 지나간다. 아무리 주가가 선행하는 경향이 있고, 소문에 움직이는 성질이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처럼 단기간에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은 흡사 ‘약’을 한 보디빌더의 몸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 것이다.
그렇다면 환율은 어떻게, 왜 상승했을까?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원인은 ‘시중에 돈이 너무 많아서’라는 점도 꼽아볼 수 있다. 이는 아주 간단한 경제원리인데 바보 이반도 아는 내용이다. 톨스토이의 ‘바보 이반’에는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장면이 있다.
악마가 신사로 변장하여 마을 한복판에 자리를 잡고는, 찾아오는 사람마다 황금을 아낌없이 나눠주기 시작했다. 처음엔 사람들이 “어라, 이게 뭐지? 반짝거리고 예쁘네?” 하면서 신기해하며 하나둘 받아갔다. 악마는 속으로 “그럼 그렇지, 이제 곧 난리가 나겠지.” 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당황스러운 일은 악마가 배가 고파서 밥을 사 먹으려고 사람들에게 황금을 내밀었을 때였다. “이 귀한 황금을 줄 테니 나에게 고기와 빵을 좀 파시오.”라고 말했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 예쁜 돌멩이는 우리 집에 이미 많아서 더 필요가 없어요.”라며 받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악마는 포기하지 않고 더 큰 황금을 내밀며 “이건 엄청난 가치가 있는 것이요, 이걸 가지면 뭐든 할 수 있어요”라고 설득해 보려 하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악마를 불쌍하다는 듯 쳐다보며 “아니, 그 돌멩이를 줘서 뭘 어쩌라는 건가요? 우리 집엔 그 돌멩이가 있는데”
만약 지금의 이상한 환율상승의 요인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기 때문이라면, 누군가 우리의 경제에 ‘황금’이라는 ‘스테로이드’를 공급하였기 때문이라고 이해하면 무리일까?
황금이 귀하더라도 흔해 빠지면 길가의 돌멩이 취급하듯이, 돈이 흔해지면 그 가치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물가는 올라가고 경제가 엉망이 되고 만다. 이는 스테로이드라는 약으로 만들어진 근육과 같아서 잠시 보기만 좋을 뿐 자신의 몸을 좀먹어 결국 건강을 망치는 것과 같다.
돈이란 공급이 많아도 문제이고, 적어도 문제가 되니, 딱 보통 정도면 좋지 않을까 싶다. 보통의 사전적 의미는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어 별다르지 않고 평범한 것. 또는, 뛰어나지 않고 열등하지도 않아 중간 정도인 것’으로 되어 있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것. 지금 우리 경제에 필요한 것이 바로 ‘보통의 가치’가 아닐까?
글 · 보통아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