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본 뉴스는 진실인가?”
영화 ‘나이트 크롤러’는 ‘특종을 위해 뉴스를 조작하다’라는 부제가 눈길을 끈다. “당신이 본 뉴스는 진실인가?”라는 의미심장한 문구가 영화 포스터에 적혀있는데, 성공에 눈이 먼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이다. 주인공 루이스처럼 성공을 위해서라면 뉴스를 조작하는 것쯤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영화 속에만 있을까.
언젠가부터 TV나 신문을 멀리하고 있다. KBS나 MBC는 물론이고, 보수의 3대장 조중동과 진보의 길라잡이 한경오 같은 매체들이다. 꼽아놓고 보니 모두 올드 미디어다. ‘오’는 올드 미디어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으나 나의 기준으론 ‘올드’다.
내가 이들 올드 미디어를 멀리한 이유는 제각각이다. 국민의 방송이라는 KBS에는 국민이 안 보여서, 만나면 좋은 친구라는 MBC는 나쁜 친구 같아서, 조중동은 하는 짓이 한심해서, 한경오는 내용이 뻔해서이다. 그리고 공통점, 이들은 심하게 편향되어 있다는 것이다.
올드 미디어가 ‘편향’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보수매체니 진보매체니 하는 분류가 그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들이 편향된 시각으로 자신들의 유불리를 따져 사건을 보도했던 사실은 오래된 일이다. 그러니 새삼 ‘편향성’만으로 이들을 비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들의 편향성이 사실의 왜곡에 이르렀다는 점과 왜곡을 넘어 조작으로까지 발전한 사실은 분명 임계점을 벗어난 행위이다. 그러한 부분들이 결국 신뢰의 상실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이러한 올드 미디어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으로 눈길을 돌렸는데, 이는 유튜브가 유희의 도구에서 뉴미디어로 인식되는 시발점이 되었다. 이런 인식의 변화는 올드 미디어가 용도폐기될 수도 있는 현상이지만, 그들은 그다지 심각함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여전히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공정’, ‘균형’, ‘국민’과 같은 말들을 주워섬기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들은 여전히 ‘보도하지 않음’으로써 화제를 잠재우고, ‘집중 보도함’으로써 이용자의 의식을 마비시키고 있다. 그리고 많은 ‘루이스’들은 지금도 열심히 사건을 왜곡하고 조작하여 “내가 보고 있는 뉴스가 진실인가”라는 의혹을 품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에선 이런 우스개가 떠돌고 있다. “본질을 왜곡하는 한국 언론의 파렴치한 프레임 공작을 매우 잘 보여주는 풍자”라는 설명과 함께.
생활영어 한마디
Are you alone?
니들이 언론이냐?You are not alone.
니들은 언론도 아니다.
그나마 ‘올드(Old)’의 격을 올려 ‘레거시(Legacy)’라 불러주는 이들이 아직은 있던데, 그런 이들이 조금이라도 있는 지금이 올드 미디어의 종언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 아닐까 생각한다.
떠오르는 뉴미디어
그렇다면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일까? 한때 1인 미디어의 총아라 불리던 블로그가 대안 언론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블로그가 돈이 된다는 소문에 너도나도 블로거가 되다 보니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무너져 ‘찻잔 속의 태풍’이 되고 말았다.
돈이 된다는 소문만으로 불나방처럼 블로그의 세계로 뛰어든 블로거들은 돈이 되는 키워드를 찾아 남의 글을 무단 복제하거나, 자신의 경험담인 양 엉터리 글들을 남발하는 행위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한탄한 일부 의식이 있던 일부 블로거는 절필하였고, 이로 인해 ‘블로고스피어’라 불리던 블로그 생태계는 그대로 황폐되고 말았다.
당시 ‘블로거지’라는 소리를 듣던 일단의 블로거는 여전히 그 약간의 수익을 탐해 열심히 정보성 글들을 생산하며 AI에게 먹이를 공급하는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중이고, 일부는 심기일전하여 뉴미디어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분명 시대는 올드 미디어에서 뉴미디어 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듯하다. 텍스트 중심의 블로그와 영상으로 무장한 유튜브가 믹싱 되어 정보는 더 풍성해졌고, 실시간 전파되는 전달력은 더 빨라졌다. 이제 이들은 ‘대안 미디어’가 아니라 ‘뉴미디어’라 불리며 기성 언론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그렇다면 뉴미디어의 미래가 창창하다고 할 수 있을까?
올드 미디어의 취재 기자는 부장, 편집장 등 윗분들을 층층시하 모시고 있다. 그러니 늘어나는 것이라곤 눈치뿐이라 윗분이 싫어할 기사는 취재하지 않고 쓰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스스로 루이스가 되어 윗분들이 좋아할 사건을 만들거나 조작한다. 그 결과는 ‘기레기’라는 비아냥이다.
하지만 뉴미디어는 올드 미디어와 달리 눈치 볼 곳이 그리 존재하지 않는다. 눈치를 보지 않으니 소신껏 쓰고 발언한다. 다양한 의견이 토론되고 공유되니 하나의 여론을 형성한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감시, 감독할 윗분들이 없어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있는 환경이라는 사실이다.
벌써 그런 조짐들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돈을 받고 사실인 양 거짓 영상을 만드는 유튜버가 있었고, AI의 기술을 도입한 일부 유튜버는 저급한 콘텐츠를 대량생산하는 행동을 버젓이 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들은 결국 유튜브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주요 원인이 된다.
올드 미디어라 불리는 기성 언론마저 길들이던 수상한 자본이 기초체력이 약한 뉴미디어를 유혹하기란 얼마나 쉬울까. 자기검열을 엄격하게 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평향성’ 때문이든, ‘어떤 돈’ 때문이든, 아니면 제4의 권력으로서의 ‘맛’을 잊지 못해서이든, 내가 보고 있는 뉴스가 진실인지 의심하게 만드는 올드 미디어가 과거의 영화를 다시 누리기 어려워 보이는 지금, 뉴미디어가 제 갈 길 제대로 갈지 그 미래가 궁금하다.
글 · 보통아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