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사랑으로 고친 내성 발톱 (내향성 발톱 치료법에 대한 조언) 1 내성발톱](https://www.thebotong.com/wp-content/uploads/2026/04/ingrown-toenail.webp)
발톱이 휘어져 살 속으로 파고든 것을 내성 발톱 혹은 내향성 발톱이라고 한다. 내성 발톱을 가진 사람의 괴로움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걸을 때마다 발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어 제대로 걸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걸음걸이도 이상해진다. 게다가 발톱을 깎을 땐 살을 헤집으며 깎아야 하니 여간 힘들지 않다.
나는 오랫동안 내성 발톱으로 고생하다가 깔끔하게 고친 적이 있었다. 의학의 힘을 빈 것이 아니고 그저 우연히 그렇게 되었는데, 나만 알고 있기엔 아쉬워 기록해둔다. 내성 발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겠기에.
나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내성 발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가운데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음으로써 시작된 사람도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나의 경험담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인데, 그 외의 이유로 내성 발톱이 된 사람에겐 별로 도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난 어릴 적부터 내성 발톱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저 평범한 발톱의 소유자였다가 군대 입대한 이후 내성 발톱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군 복무할 때는 모든 보급품은 치수와 무관하게 보급되었다. 그저 근사치를 받아서 물품에 몸을 맞췄다. 군복을 예로 든다면 대·중·소 가운데 얼추 몸에 맞는 치수를 받아서 살을 찌우거나 빼는 식이다.
요즘 군인들의 군화를 보면 재질이나 색이 다르던데 당시엔 워커라고 불리는 통가죽으로 만든 시커먼 군화를 신었다. 워커는 W형과 R형 두 가지 형태인데, W형은 볼이 넓적하니 볼품없게 생겼고, R형은 볼이 좁아 날렵하게 생겼다. W형은 넓적해서 보기에 예쁘진 않으나 발은 편하고, R형은 볼이 좁은 관계로 발이 불편하지만 보기엔 멋졌다. 그래서인지 인기는 R형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아무리 군인 신분이지만 불편한 것은 참아도 모양이 빠지는 것은 참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졸병 시절에는 귀한 R형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고 그저 자기 발 치수에 맞는 군화를 받는 것만으로 감지덕지하지만, 고참이 되면 슬슬 R형에 대한 욕심이 생겨 괜히 보급병인 이사종계에게 압력을 넣기도 한다.
나는 전방에서 군 복무를 마쳤는데 보직이 특이해서 그 흔한 사격훈련이나 유격훈련 등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 물론 내무반 생활도 거의 하지 않았고, 점호를 받아본 기억이라고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벙커라 불리는 곳에서 생활했는데 보직 때문이었는지 이사종계가 나에겐 특별히 치수에 맞는 R형 군화를 지급해 주었고, 덕분에 졸병 때부터 모든 군화를 R형만 신고 군 생활을 했다.
벙커 생활을 하느라 내무반 생활은 거의 하지 않았으므로 하루 12시간 이상을 군화를 신고 있어야 했는데 그 후유증으로 생긴 것이 내성 발톱이다. 통가죽으로 된 폭이 좁은 군화를 신고 있으니, 발가락이 서로 붙은 상태로 눌러지다가 발톱이 휘어진 모양이다. 그나마 다행으로 양발이 아니라 오른쪽 엄지발톱만 내성 발톱이 되었다.
내성 발톱이 생기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나의 경험대로라면 발가락이 오므려질 정도로 폭이 좁은 신발을 신는 것도 분명히 내성 발톱을 만드는 요인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왼쪽은 멀쩡하고 오른쪽만 그런 것으로 보아 걸음걸이도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살 속으로 파고드는 내성 발톱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모른다. 발톱을 깎을 때는 당연히 힘들고 깎고 나서도 얼마나 아픈지.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견딜만하지만, 다시 깎고 나면 또 그 고통이 반복된다.
요즘은 시절이 좋아서 네일아트 하는 곳도 있고, 하다못해 내성 발톱을 교정하는 곳도 있지만, 당시만 해도 그런 것은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다. 생각했다고 하더라도 그런 일로 치료받겠다고 찾아가는 것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시는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머리에 빨간 소독약 일명 아까징끼(머큐로크롬)를 발라주던 시절이었으니까. 그러니 참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참았고, 그리고 제대했다.
사회에 나와서도 발톱이 살을 파고 들어가는 그 증상, 그러니까 내성 발톱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계속 나에게 고통을 주었다. 신발을 바꿔 신어도 한번 휘어진 발톱은 관성의 법칙에 따라 그대로 계속 휘어질 뿐이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다. 그러다 정말 우연히 고쳤다.
슬하에 딸 하나를 두고 있는데 놈이 어렸을 때 난 그냥 전용 놀이기구였다. 기구였을 뿐만 아니라 전용 가축이고 전용 실험 대상이었다. 그네가 되기도 하고 말이 되기도 하고 수치스럽지만, 상의에 고무공을 넣고 있다가 아기를 낳는 임신부가 되기도 했다. 임신부 역할은 엄마에게 시키면 좋으련만 놈은 굳이 아빠에게만 시켰다. 그리고 아무런 모양도 없는 실로 만든 팔찌 발찌를 만들어 착용시키길래 1년이 넘도록 차고 다닌 적도 있었다.
어느 날 놈이 아빠를 예쁘게 만들어 준다고 매니큐어를 발라준 적이 있었다. 손톱에도 해주고 발톱에도 해주고 톱이란 톱엔 전부 매니큐어를 발라놓았다. 그저 놈의 놀이 상대였을 뿐 내성 발톱을 고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발톱을 깎기 위해서 발톱을 보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니, 발톱이 언제 이렇게 펴졌지.”
신기한 일이었다. 오른쪽 엄지발톱은 항상 살을 파고 들어가는 모양이었는데 그 휘어짐의 각도가 매우 완만해져 있었다. 그사이 발톱이 자라 끝부분부터 삼분의 일 정도는 매니큐어가 묻어있었고 뿌리 쪽은 매니큐어가 묻어있지 않았다. 내성 발톱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던 중이었기에 발톱에 생긴 변화가 예사로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바라보다 그 원리를 발견했다.
원래 내성 발톱은 발톱이 나오는 뿌리 쪽은 평평하다. 그것이 자라면서 휘어지기 시작하고 끝부분은 완전히 휘어진다. 매니큐어가 평평한 상태에서 발톱을 잡아준 상태에서 그대로 자라니까 휘어지는 힘이 약해져서 그렇게 된 것 같았다. 매니큐어의 접착력과 인장력이 그렇게 강했나 싶어 새삼 놀랐다.
나의 짐작일 뿐이지만 원리가 그럴듯하게 여겨져서 이번엔 직접 내 손으로 매니큐어를 발랐다. 그리고 다음 발톱을 깎을 때 관찰했다. 확실히 휘어지는 각도가 완만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매니큐어를 바르기를 두어 차례 했더니 내성 발톱이 완전히 없어졌다. 아빠를 사랑하는 딸의 장난 때문에 알게 된,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기분 좋은 치료법이다.
글 · 윤보통|a.k.a. 보통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