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김진명의 ‘세종의 나라’로 본 한글 창제를 반대한 세력과 그 후예들

sejongs nation
‘떡제본’ 혹은 ‘무선 제본’을 한 책들이 넘치는 가운데 내지를 사철 방식으로 제본한 김진명의 “세종의 나라”.

“고귀한 한자를 훔쳐다 쓰면서 어찌 소리는 짐승의 신음 따위를 뱉어내느냔 말이야!”

명나라 사신의 개소리로 김진명의 ‘세종의 나라’는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서장’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아예 백성들로 하여금 조선말을 쓰지 못하게 하시오. 그러면 조선 백성이 중국 말을 제대로 익혀 머지않아 천자의 나라에 자연스레 빨려들지 않겠소? 말이 곧 나라이니 말이 바뀌면 나라도 바뀌는 법이오.”

누구라고 지칭되지 않은 명나라 사신이 지치지도 않고 짖어대자, ‘서장’에 묘사된 세종의 모습은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어떨지 힌트를 주는 듯하다.

“임금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그려졌으나 눈에는 한없이 차가운 빛이 스쳤다. 가슴속에서 타오르던 분노의 불길은 오히려 고요히 식어가며 단단한 낯빛으로 굳어갔다.”

김진명 작가의 신간 ‘세종의 나라’는 적절한 시기에 나온 문제의식이 강한 작품이라고 느껴진다. 한글은 세종 25년인 1443년에 창제되어 3년 뒤인 1446년에 반포되었으니, 2026년인 올해는 정확히 58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 작품이 특히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조선 초기의 정치 상황을 오늘날의 정치 현실과 겹쳐 보이게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세종의 나라’의 시대적 배경인 조선 초기에는 명나라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작품 속 조정의 분위기 역시 다르지 않다. 다르지 않을 정도가 아니라 조정의 신하들의 ‘모화사상’은 왕에 대한 권위마저 인정하지 않을 정도여서 명의 형부시랑 장세량이 한석리에게 이런 말을 할 정도였다.

“조선은 성현을 공경하는 나라라 들었소. 그러나 성현의 말씀이 사람을 속박한다면, 그것은 가르침이 아니라 굴레일 뿐이오.”

양반과 상민의 경계, 피로 새겨진 신분의 벽. 한번 낮은 집안에 태어나면 평생 고개를 들 수 없는 나라, 한석리는 조선이란 나라가 사람의 실제 삶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몽환의 나라라고 생각한다.

모화사상에 젖은 조정의 대신들은 급기야 자신들의 왕을 폐하고 새로운 왕을 책봉해달라고, 세종의 눈을 피해 밀사를 명에 보내 상주하기에 이른다. 하늘의 문자인 한자를 무시하고 새로운 문자를 만들었다는 이유다. “아기다리 고리다리” 이 글을 보면 알겠지만 한글이 얼마나 빼어난 문자인데.

다행히 작가가 창조한 두 주인공 권숙현과 한석리의 활약으로 명의 황제는 이들 대신들의 주청을 거부한다. 오히려 왕을 폐해달라고 상주한 조선 대신들의 명단을 세종에게 알려주며 알아서 처리하라는 칙령을 내린다. 이야기는 이처럼 통쾌하게 끝나지만,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명의 힘을 빌려 조선의 뿌리를 흔들었던 세도가들의 모습은 안타깝게도 58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전혀 낯설지 않다. 우리 사회 곳곳에 그들의 ‘후예들’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판 세도가, 즉 한글 창제를 반대한 세력의 후예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방책으로 중국을 이용하고 있다. 과거처럼 맹목적인 사대주의 때문이 아니다. 오직 자신들의 기득권을 공고히 유지하기 위해 중국의 자금과 인력이 필요한 철저한 이권 집단인 셈이다.

보통 국제관계는 상호주의라는 원칙에 따라 작동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2026년 현재의 대한민국은 중국에 대해서만큼은 이 상호주의 원칙이 무력하게 무너져 있다. 실제로 우리는 우리 땅에서 기이한 불균형을 목격하고 있다. 한국인은 중국에서 토지를 소유할 수도, 지방선거 투표권을 가질 수도 없지만, 국내에서는 영주권을 가진 중국인들에게 투표권이 쉽게 부여되고 거대 자본이 우리 부동산과 주요 인프라를 잠식해 들어와도 제동을 걸 제도가 전무하다시피 하다.

더욱 충격적인 실상은 지식과 학문의 상아탑이라는 대학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국가들이 국가 안보와 학문의 자유 침해를 이유로 중국 정부의 사상 선전 기구인 ‘공자학원’을 대거 퇴출하는 동안, 대한민국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밀도로 이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지성을 대변해야 할 대학들이 중국의 자금과 영향력 앞에 침묵하며 현대판 ‘모화사상’의 온상을 자처하고 있는 꼴이다.

이 모든 현상은 결국 한글 창제를 반대한 세력의 DNA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후예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교묘하게 장벽을 허물고 멍석을 깔아준 제도와 카르텔 때문이다. 580년 전 사대부들이 백성들은 까막눈으로 살기를 바라며 자신들만의 ‘한자 성벽’을 공고히 했듯, 오늘날의 후예들 역시 법과 제도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영달과 기득권을 챙기고 있다. 이들에게 국가의 주권이나 국민의 자존감은 안중에도 없다. 오직 ‘나의 이익’만이 유일한 사대의 대상인 셈이다.

‘세종의 나라’를 읽으며 이러한 서글픈 현실을 마주하다 보니, 이 책이 단순히 과거의 역사나 상상의 이야기를 넘어 언어와 국가 정체성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뼈아프게 상기시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이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히 한글 창제의 위대함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외부의 거대한 힘과 내부의 이기적인 선택 사이에서, 한 사회가 과연 어떤 기준으로 자주성을 지켜나갈 것인가에 대한 엄중한 질문이다. 그리고 나는 그 질문이 58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피할 수 없이 유효하다고 느꼈다.

보통아재


한중의원연맹 1기 명단

강대식, 강민국, 권명호, 김성원, 김승수, 김학용, 김형동, 김희곤, 노용호, 박덕흠, 박성중, 백종헌, 서범수, 서정숙, 유의동, 유상범, 윤주경, 이달곤, 이명수, 이종성, 이헌승, 임병헌, 전봉민, 정동만, 정희용, 조은희, 주호영, 최승재, 최연숙, 최영희, 최춘식, 최형두, 하태경, 허은아, 황보승희 – 국민의 힘(35명)

강득구, 강병원, 강선우, 고영인, 권칠승, 김경협, 김남국, 김두관, 김민기, 김병욱, 김성주, 김영배, 김의겸, 김주영, 김철민, 김한정, 김회재, 도종환, 맹성규, 민홍철, 박광온, 박용진, 박정, 서삼석, 설훈, 소병철, 소병훈, 신현영, 안규백, 안호영, 양경숙, 양기대, 어기구, 오기형, 위성곤, 윤건영, 윤관석, 윤영덕, 윤영찬, 윤재갑, 윤준병, 이개호, 이병훈, 이상헌, 이용선, 이인영, 이재정, 임종성, 장철민, 전해철, 정태호, 진선미, 최강욱, 최인호, 한정애, 허영, 홍기원, 홍성국, 홍영표 – 더불어 민주당 (59명)

배진교, 심상정, 이은주 – 정의당(3명)

조정훈 – 시대전환(1명)

김홍걸, 양정숙 – 무소속(2명)

한중의원연맹 2기 명단

강대식, 강민국, 권영세, 김건, 김성원, 김승수, 김정재, 김종양, 김태호, 김형동, 박덕흠, 박성민, 백종헌, 서범수, 신성범, 안상훈, 윤상현, 이달희, 이만희, 이인선, 이헌승, 정동만, 정희용, 조배숙, 조은희, 주호영, 최형두 – 국민의힘(27명)

강선우, 강유정, 고민정, 곽상언, 권칠승, 권향엽, 김성환, 김영배, 김용만, 김용민, 김주영, 김준혁, 김태년, 남인순, 맹성규, 문진석, 민병덕, 민홍철, 박균택, 박상혁, 박정, 박해철, 박홍배, 박희승, 백혜련, 복기왕, 서삼석, 소병훈, 손명수, 안규백, 안호영, 어기구, 염태영, 오기형, 위성곤, 위성락, 유동수, 윤건영, 윤준병, 이개호, 이광희, 이기헌, 이병진, 이상식, 이언주, 이연희, 이용선, 이인영, 이재정, 이정헌, 임광현, 임오경, 장경태, 장종태, 장철민, 전진숙, 정동영, 정일영, 정진욱, 정청래, 정태호, 조승래, 조인철, 조정식, 진선미, 추미애, 한정애, 허성무, 허영, 홍기원, 황명선 – 더불어민주당(71명)

조국, 김재원, 김준형 – 조국혁신당(3명)

전종덕 – 진보당

김종민 – 무소속

국내 대학별 ‘공자학원’ 설치 현황

연세대학교 공자학원 (서울)
한양대학교 공자학원 (서울)
경희대학교 공자학원 (서울)
외국어대학교 공자학원 (서울)
중앙대학교 공자학원 (서울)
인천대학교 공자학원 (인천)
대진대학교 공자학원 (경기 포천)

충북대학교 공자학원 (충북 청주)
순천향대학교 공자학원 (충남 아산)
강원대학교 공자학원 (강원 춘천)

호남대학교 공자학원 (광주)
우석대학교 공자학원 (전북 완주/전주)
원광대학교 공자학원 (전북 익산)
세한대학교 공자학원 (전남 영암)

동아대학교 공자학원 (부산)
동의대학교 공자학원 (부산)
경성대학교 공자학원 (부산)
계명대학교 공자학원 (대구)
안동대학교 공자학원 (경북 안동)

사설 및 중고교 과정 ‘공자학당’

사단법인 중국문화원 (서울 강남 – 세계 최초의 공자학원)
일부 외국어고등학교 및 고등 교육기관 내 ‘공자학당’ 형태로 분원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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